연세의대 박정수 교수님 글입니다. (2)
* 갑상선암 30년은 문제 없다, 증상이 있을 때 진단하고 치료해도 된다?
요즈음 갑상선암을 두고 온나라가 미쳐 돌아가는 것 같아 필자는 마음이 몹시 편치 않다.
그렇잖아도 다혈질 성질에 이런 말도 안되는 문제를 놓고 열받아 혈압이 올라 가고 있으니 늦으막한 나이에 이 무슨 변괴인고 싶다.
그것도 이 분야의 전문가 그룹이 문제 제기를 했다면 이성적이고 학문적인 토론이라도 해볼텐데 이거 뭐 갑상선암을 경험하지도 못한
엉뚱한 사람들이 이렇게 무례하게 행동하고 있으니 이를 맞 상대 할 수도 없고 ......하기야 년전에 갑상선과는 전혀 관계없는 모모과를 중심으로
정부관변단체의 용역을 받아 말도 안되는 논리로 갑상선 초음파검사를 선별검사로 해야한다고 하더니 드디어 이제는 메스콤을 통하여 직접
환자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으니 이를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난감하기 짝이 없다.
메스콤도 이에 질세라 무슨 큰 이쓔가 된양 말도 안되는 선동성 내용을 내보내고 있으니 기 막히고 코막히고 온나라가 미쳐 날 뛰는 것 같다.
이들이 행태가 앞으로 어떤 결과를 가져 올 것인지 생각한다면 잠이 오지 않는다.
이들이 주장하는대로 초기 갑상선암을 진단도 못하고 치료도 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화 된다면 필자가 이 분야에 처음 뛰어 들던 30년 전 으로 되돌아 가야하는
Back to the future가 아니라 Back to the past 가 되는 의료후진화가 도래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두렵기 짝이 없다.
잘못된 판단으로 치료의 적절한 시기를 놓쳐 하나뿐인 목숨을 지키지 못하게 된다면 이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아니 사람 목숨이 잘 못되고 난 다음에 책임 문제를 따져 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필자는 정말 일이 많아 잠이 모자란 나날을 보내고 있는데, 이런 부당한 일에 대응까지 하느라 이제 잠을 더 못자게 되었으니, 이 무슨 팔자인가도 싶다.
그래도 우짜노 평생을 갑상선암 환자를 위해 바쳤는데 막판에 골키퍼 노릇을 못해 환자들이 불행한 사태에 빠지는 것을 그냥 보고만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무지한 사람들의 선동으로 마술피리 소리를 따라 온 마을 어린이들이 사라지듯 갑상선암 환자들에게도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이 없지 않은가.
가장 기가 막히는 것은 갑상선암은 진단도 치료도 하지 않고 그냥 두어도 30년은 문제 없다 그리고 증상이 있을 때 진단과 치료를 해도 된다고 하는 말인 기라.
도대체 무엇을 근거로 했는지 모르겠다. 무슨 연구 결과를 가지고 그렇게 선동을 하는지 모르겠다.
임싱의학적으로 어떤 치료가 더 효과적인가를 알기 위해서는 같은 질병을 가진 환자들을 두그룹으로 나누어 서로 다른 치료방법을 적용하여 장기간
전향적(prospective))으로 추적관찰하여 그 결과를 비교분석하여야 한다. 만약 갑상선암을 치료하지 않아도 30년간 무탈하다고 주장하려면
치료를 한 그룹과 하지 않은 그룹을 30년간 비교하여 두 그룹간에 결과가 차이가 없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근데 인간의 생명을 놓고 이렇게 연구할 수는 현실적으로는 불가능 하므로, 할 수 없이 지나간 시대의 치료결과를 보고 어느 것이 좋은지 유추해 보는 수 밖에 없다.
필자의 젊은시절 30여년전 의학 교과서에는 갑상선암의 사망 원인으로 가장 많은 것은 기도가 막혀 숨을 못 쉬게 되기 때문인 것으로 되어 있다.
1991년판 사비톤 외과학 교과서에 인용된 내용를 보자. (그 이전 교과서는 당장 찾지를 못해서....)
첫 치료당시 원격전이가 있었던 환자와, 수질암, 악성 림프종, 미분화암 같은 사망율이 높은 환자들을 제외한 유두암과 여포암 환자 100명을 림프절 전이에 따른
재발율과 사망율을 평균 16.7년 추적하여 비교관찰한 결과가 있다.
림프절전이가 있었던 환자들은 32% 재발율과 24% 사망율을 보였고, 림프절 전이가 없었던 환자들은14% 재발율과 8%사망율을 보였다고 나와 있다.(Am J Surg1978:138:107~112)
평균20년도 안되는 추적기간에 왜 이렇게 재발과 사망이 많았을까? 특히 림프절까지 퍼지면 사망율이 3배나 높고.......
그 때는 조기진단 할 수 있는 초음파가 있는 시절도 아니고 환자가 갑상선암으로 증상이 있어야 병원을 찾았기 때문에 수술할 때는 이미 암이 많이 퍼져서
치료가 제대로 안되었기 때문인 것이다. 필자가 조교수 시절에 사망한 환자들도 대부분 같은 이유때문이었다. 증상이 있어 병원에 찾아와 진단이 늦었기 때문인 거라.
이걸 보고도 치료 없이 30년은 문제 없다 할 것인가? 이걸 보고도 증세가 나타날때 진단하고 치료해도 된다는 소리가 나오는가?
초음파가 없던 영국의 예를 보자. 영국은 의료사회주의국가로 무상의료이지만 암의 발견과 치료에 적극적인 나라가 아니다.
1981~1985년 때 갑상선암의 5년 생존율을 보자. 남자가 59.1%, 여자가 62%다. 공식기구인 Cancer Research UK 의 공식발표니까 믿어도 될 것이다.
왜 이렇게 나쁠까? 조기발견을 하지 않고 증세가 있을 때 진단하고 치료를 했기 때문이다. 끔찍하지 않은가?
멀리 갈 것 없이 바로 서울대 병원의 성적을 보자.
초음파 진단이 없던 시대, 증상이 있어 병원을 찾던 시대 환자들의 35년 치료성적은 참담하게도 50%이상의 재발율을 보였다.
이것은 서울대 조보연 교수가 몇년전 대한 갑상선학회에서 공식으로 발표한 결과다.
전세계 갑상선암학의 대부 미국의 Mazzaferri 교수( 2013년에 작고)의 30년 치료 성적도 보자(Thyroid 1999:9:420~7).
물론 초음파 조기진단 이전의 옛날 환자들의 성적이다.
30년 추적 관찰에 30년 누적 재발율 30%, 사망율 8%다. 재발의 2/3는 10년내에 재발했고, 재발환자중 30%는
재치료를 해도 완치가 안되어 15%는 결국 사망했다고 했다. 그래도 당시로서는 경이적인 치료성적이었던 거라.
1999년시카고대학의 치료성적도 보자.. 평균12년 추적 결과다.
암이 갑상선 안에만 있으면 재발율,9.3%, 사망율 0.8% ;
림프절 전이가 있으면 재발율 23.6%, 사망율 3.4%;
갑상선 피막 침범 있으면 재발율 89.5%, 사망율 13.8%;
원격전이 있으면 재발율 90%, 사망율 70%다.
암이 진행될 수록 재발율과 사망율이 올라간다는 것을 알 수 있지 않은가?
2013년 미국암협회(American Cancer Society)에서 발표한 유두암의 5년 치료성적을 보자.
병기I 과 병기II는 100%, 병기 III는 93%, 병기 IV는 51%로 암이 초기에 발견되면 100% 고칠 수 있고 늦게 발견되면 다 고치지 못한다는 말이다.
갑상선암이 나에게 생겼다면 100% 고쳐야 되는 것 아닌가? 그럴려면 초기에 발견해서 초기에 치료해야 되는 것 아닌가?
위의 열거한 것 외에 갑상선암도 조기에 발견해서 조기치료하지 않으면 재발율과 사망율이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는 무수히 많다.
이 결과를 보고도 갑상선암 30년은 문제 없다, 증상이 있을 때 진딘하고 치료해도 된다는 말을 할 수 있겠는가?
암을 두고 보다가 증상이 있을 때 진단하고 치료해도 된다고 말을 할 수 있겠는가?
자기 생명 아니라고 마술피리 불어 동네 어린이들 다 사라지게 하듯 이상한 논리로 갑상선암 환자를 이 세상에서 다 사라지게 할 것인가?
"갑상선암 30년은 문제없다, 증상 있을 때 진단하고 치료해도 된다"
그렇게만 된다면 얼마나 좋겠노......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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